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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Korean Restaurant Award : Onjium 조은희&박성배 셰프
  • 작성일2023/09/2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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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Korean Restaurant Award : Onjium 조은희&박성배 셰프

 

 

고유의 한식과 사람의 ‘맛남’

 온지음

 

조선 궁중식 한식 다이닝을 선보이는 레스토랑 <온지음>은 전통문화연구소 온지음의 맛공방답게 연구소나 학교라고 칭해도 어울리는 곳이다. 건물 한편에서 장이 익어가고 있지만 또 반대편에서는 인문학 강의가 열린다. 젊은 셰프들은 재료 손질도 열심이지만 도자기나 전 세계 역사에 대해서도 배우고 익힌다. 음식을 문화라는 큰 틀에서 보는 <온지음>이 내는 음식에서는 서사가 흐른다. 옛 조리서를 교재 삼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어르신에게서 음식 조리법을 배우는 모든 행위 뒤에는 한식을 지키는 정성스러운 마음이 있다. 전통에 동시대성을 확보하는 일, 어르신의 손에서 조은희, 박성배 셰프의 손으로 그리고 젊은 셰프들의 손으로 한식이 이어지는 일이 <온지음>의 오늘을 채우고 있다.

 

 

<박성배, 조은희 셰프>

 

 

반가, 종가, 만석꾼 집안 내림 음식을 바탕으로 하고 옛 조리서를 교재로 삼는다. <온지음>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방식은.

조은희(이하 조): 서양 조리법을 적용해서 새로워지는 게 아니다. 옛날 조리법 안에서 커팅만 바꾸거나 소스에 새로운 걸 더하기만 해도 다른 맛이 난다. 해외에서 음식을 먹으며 연관지어 보기도 한다. 책에서 보든 어른에게 배우든 손님에게 내놓기까지 엄청난 연구를 거친다. 넣고 빼며 새로움을 만들기도 하고 옛날 음식을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새롭게 다가가기 도한다. 한가지 답이 있는 게 아니라 여러 다양한 가능성을 품고 임한다. 박성배(이하 박): 전통이란 사실 파도 파도 끝이 없고 우리는 상상을 더하기도 한다. 전통을 추구하지만 현대적으로 풀어서 균형을 맞추는 시도를 한다. 고가구만 있는 것보다 전통 책상에 바우하우스 의자가 놓인 공간이 흥미로운 것처럼 메뉴를 짤 때 새로움을 더해본다. 최근 전복꽃찜에는 고려시대 불교의 세밀한 문화를 고민해 하얀색 나물을 꽃이 핀 모습으로 표현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지방의 향토 음식과 숨은 손맛을 배운다. 어르신에게 음식 조리법을 배우다 보면 사명감이 커질 듯하다.

▸조: 음식 솜씨가 좋은 어른들이 연세가 많으시다. 그분들이 알고 있는 지식과 지혜가 전수되지 않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박: 기록에 남아 있는 요리는 맛있기 때문에 전해지는 것이다. 맛있지 않으면 사라질 수밖에 없다. 처음 <온지음>을 열었을 때 장아찌만 80종류 만들었는데 지금은 그렇게 만들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일제강점기부터 근대까지 남아 있는 자료가 많지 않다. 그래도 늘 생각하다 보면 어느 순간 어느 장소에서 그 얘기가 튀어나오기도 하고 누군가를 통해 듣기도 한다.

 

 

 

 

<꽈리 산적, 옥잠화>

 

 

 

조선시대를 넘어 개성음식을 주제로 고려시대 음식을 낸 적도 있다. 시대별로 음식 문화에 차이점이 있다면.

▸조: 음식을 시대별로 나눈다기보다는 고려시대 자손이 조선시대로 이어지니 결국 다 같은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개성의 만두, 약과라고 하지만 조선시대에도 먹었고 이렇게 전통은 쭉 이어져서 지금까지 전해졌다고 본다. 정치 상황이 복잡했을 뿐 서민은 항상 같았다. 문화가 다양해서 오히려 좋고 우리가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게 감사할 따름이다. 전통이 과거에 머무르지 않도록 항상 내놓는 방식을 고민한다. 그런 노력이 반영된 시즌 메뉴에 대해 듣고 싶다.

▸조: 이번 가을에는 ‘입을 즐겁게 하는 탕’이라는 뜻을 지닌 ‘열구자탕반’을 내놓을 예정이다. 전통열구자탕은 신선로에 담는데 우리는 밥 위에 고명을 올리고 국물을 붓는 탕반 형태로 내보려고 한다. 전통을 새로운 방법으로 담아서 그 음식의 의미를 보여주는 것이다.

 

맛을 바꾸기도 하나.

▸박: 복합적인 맛을 단순하게 풀려고 하는 편이다. 궁중 요리 중 잣찜이 있는데 여러 재료가 들어가서 복합적인 향이 진해 입이 즐겁다. 그런데 계속 먹으면 결국 질린다. 순수한 채소의 맛이 딱 행복을 안겨주는 순간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단순하면서도 감동이 있는 맛을 찾는다.

 

저서「찬」에서 ‘밥상은 계절의 서사’라는 표현이 와닿았다. 이 계절의 밥상 속 서사는.

▸조: 햇밤보다 시간이 지나 단맛이 든 밤이 더 맛있다. 식재료가 본연의 맛을 가장 맛있게 내는 시기가 있다. 그때를 맞춘 식재료로 요리했을 때 다른 양념이 필요 없다는 생각을 많이한다. 예를들어 무, 밤, 배, 더덕 같은 재료가 가진 단맛의 조화로움을 찾아내면 조리를 많이 하지 않아도 손님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 재료를 잘쓰는 요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식의 가장 큰 특징으로 조화로움을 꼽아왔다.

 

 

▸조: 외국음식은 각각 간해서 따로 먹는 형태가 많다. 하지만 우리 잡채만 해도 각 재료에 밑간을 한 후 섞어야 맛있다. 양념이 조화로워야 해서 한식은 밑간이 중요하다.

▸박: 차를 마실 때 극찬이 ‘차에 간이 맞네요’다. 소금을 넣어야만 간을 맞출 수 있는 게 아니라 맛있는 상태를 찾아내는 것도 간을 맞추는 것이다.

▸조: 음식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건 간이고 그다음은 느낌이다. 만약 된장찌개에 두부를 길게 썰어 넣으면 창의적일 수는 있지만 그 음식이 가진 고유의 느낌을 표현하진 못한 것이다. 이런 느낌을 키우려면 계속 만들어보고 담아봐야 한다.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온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