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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미식 스토리
Best Western Restaurant : Mosu 안성재 셰프
  • 작성일2023/09/27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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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Western Restaurant : Mosu 안성재 셰프

 

 

기본과 그릿의 ‘맛남’

모수 안성재

 

서울미식 100선에 4년 내내 이름을 올린 <모수 서울>. 지난해에는 국내 오너 셰프로서 첫 미쉐린 3스타를 받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이의 다음 목표는 무얼까? 안성재 셰프는 “목표는 단 하나, 늘 처음의 마음가짐과 같을 것”이라고 말한다. 8년 전 샌프란시스코에 첫 레스토랑 <모수>를 오픈했을 때, 이후 미쉐린 스타를 받으며 이룬 성취를 뒤로하고 레스토랑을 서울로 옮겼을 때, 그리고 지난 9월 서울미식 100선 어워드가 꼽은 ‘베스트 양식 레스토랑’을 2년 연속 수상하기까지. 도전의 연속인 그의 여정은 현재 진행형으로 보인다. “진심에서 우러나온 요리만큼 맛있는 게 없다”는 안성재 셰프는 오늘도 기본을 되새기며 주방에 들어선다. 그리고 가장 흔한 재료로 가장 창의적인 요리를 만든다.

 

<안성재 셰프>

 

 

요리에서 가장 중시하는 키워드로 기본과 그릿GRIT을 꼽았다.

한 번은 거스 히딩크 축구 감독이 “기본에 충실하면 1등 할 수 있다”고 한 말을 들었다. 듣는 순간 뇌리에 박혔다. 누구나 당연히 아는 사실이지만, 실제로 해보면 참 어려운 일이다. 방심하는 순간 기본을 잃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릿이 필요하다. 그릿이란 성공과 성취를 끌어내는 데 꼭 필요한 투지부터 열정, 담대함, 낙담하지 않고 매달리는 끈기까지 포괄하는 단어다. 기본과 그릿이 만났을 때 시너지 효과는 굉장하다. <모수>가 지금까지 지켜왔고, 앞으로도 지킬 철학과도 같다.

 

레스토랑의 기본이란 무엇인가.

신선한 식재료, 테크닉, 맛, 계절감, 지속가능성, 그리고 진심 어린 서비스 등 모든 레스토랑이 당연하게 지키는 요소다. 나아가 청결을 유지하고, 주변을 정돈하며, 루틴을 충실히 따르는 것이나, 요리를 항상 진심으로 대하는 자세까지 포괄한다. 더 사소하게는 방에서 나올 때 점등하는 것도 해당된다고 생각한다. 나열하고 보면 별것 아닌데, 막상 실천하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샌프란시스코 시절부터 지금까지 레스토랑을 지탱하는 모든 ‘기본’에 힘을 쏟았기 때문에 오늘의 <모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릿을 기르는 당신만의 방법이 있다면.

주말마다 복싱을 한다. 체력은 물론 인내심을 기르기 위해서다. 나 자신이 운동선수와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한다. 연습하고, 훈련하고, 시간을 투자하고, 마지막 결승선에 도달하기까지 최선을 다하는 일은 셰프의 일과이기도 하다.

 

 

 

<작은 한 입들 중 하나인 화덕을 이용한 꼬치>

 

 

원래 끈기 있는 성격인가.

그렇다. 미친 것 같다는 말도 들어봤다. 미국에서 요리 학교를 졸업한 뒤 스시 전문점에서 2년간 일했는데, 그동안 나를 제외한 30여 명의 직원들이 입사했다 그만뒀다. 일주일, 아니 하루도 못 버티는 사람도 있었다. 다들 나에게 그 힘든 주방에서 어떻게 2년씩이나 일할 수 있었냐고 물었다. 나라고 쉽지만은 않았다. 출근해서 빨래 개고, 청소하고, 히노키 사포질을 세기를 달리 해 세 번씩 하는 것이 어디 쉬웠겠나. <프렌치 론드리FRENCH LAUNDRY>도 다르지 않았다. 그래도 버텼다. 한 번 하기로 했으면, 끝까지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당신의 기준과 직원의 기준이 같을 수는 없을 텐데.

맞다. 그렇다고 <모수>만 한 규모의 레스토랑에서 내가 모든 요리를 직접 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래서 직원에게 나의 기준을 최대한 설명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자신의 내면에서 모든 것을 끌어내 요리하라고 말해준다. 이 조언을 몸소 새긴 직원은 ‘어떻게 한 거지?’ 싶을 만큼 놀라운 요리를 만들기도 했다.

 

직원들에게 특히 강조하는 바가 있다면.

레스토랑 일은 우리만의 쇼가 아니다. 훌륭한 요리를 만들어 고객에게 선물하는 행위다. 우리의 행위가 헛되지 않으려면 목표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러려면 스스로 에게 엄격하고, 서로에게 가장 무서운 비평가가 되어야 한다.

 

 

 

식재료의 품질을 보완할 수 있는 테크닉과 노하우를 활용한다.

정해진 방법이 있다기보다 평소 이것저것 시도하면서

얻은 비결 같은 것이다.

 

 

<모수>는 어떤 요리를 추구하나.

국내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식재료로 한국 어디에서도 만날 수 없는 요리를 만들고 있다. 특히 채소를 <모수>만의 방식으로 요리하는 데 관심이 많다. 예를 들어 가지와 애호박을 무치거나 당근을 볶아 먹으면 당연히 맛있다. 익숙한 재료를 익숙한 방식으로 요리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색다른 방식으로 요리하면서 맛있게 만들기는 꽤 어렵다. 채소의 성분과 성질을 공부하고 시행착 오를 겪으면서 익숙하지만 전혀 다른 요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메뉴를 개발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점은.

끊임 없이 시도해야 좋은 요리를 만들 수 있다. 메뉴를 만들 때 무의미한 실패는 없다고 생각한다. 목표한 바에서 빗나가더라도 그 한 번의 시도로 방향성이 분명해지고, 더 완성도 높은 요리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후배 셰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기본을 실천하길 바란다. 기본을 지키는 데는 상상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지켜내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