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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Plant-based Award : Local EAT 남정석 셰프
  • 작성일2023/09/27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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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Plant-based Award : Local EAT 남정석 셰프

 

 

제철 채소와 이탤리언 브런치의 ‘맛남’
로컬릿 남정석

 

한국의 사계절은 자연이 우리에게 건네는 안부다. 싹을 틔우고 만발하고 결실을 맺는 순간을 전한다. 지역 제철 채소로 요리하는 이탤리언 레스토랑 로컬릿 남정석은 요리로 계절을 전하는 셰프다. 2018년 마르쉐에 출전해 농부들과 소통하며 채식 메뉴를 개발한 것을 계기로 로컬릿을 오픈한 이래, 생생한 제철 재료로 이탤리언 브런치를 선보여왔다. 5가지 구운 채소와 백태콩 후무스로 만든 로컬릿의 시그너처 메뉴 ‘채소 테린’은 계절마다 다른 재료가 빨강, 노랑, 초록으로 켜켜이 쌓인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채소에 대한 향수를 지녔던 남정석은 스스로도 건강한 식단의 효과를 실감해왔다. 좋아하는 요리를 하고 주변에 알리다 보니 어느새 채식 전도사로 통하게 된 그의 가장 선명한 믿음은 ‘좋은 요리는 좋은 재료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남정석 셰프>

 

 

 

이탤리언 브런치와 제철 채소를 접목한 요리를 선보인다. 이탤리언 요리와 채소의 궁합은.

이탈리아 요리의 특징은 재료 자체의 맛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원재료를 그대로 살려서 심플하게 요리하는 점이 채소 요리와 잘 어울린다.

 

평소 다양한 채소 요리를 접해보지 못했다면 쓰다, 달다, 밍밍하다, 아삭하다 등 채소에 대해 단편적인 인상만 가지고 있기 쉽다. 하지만 조리법에 따라 채소는 무궁무진하게 다양한 맛을 낸다.

흔히 채소는 생으로 먹거나 데쳐서 조리한다. 나는 소금, 후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뿌려서 오븐에 굽는 조리법을 가장 좋아한다. 채소의 맛과 식감을 가장 잘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적당한 소금간 그리고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의 풍미가 어우러지면 어떤 채소든지 맛있게 느껴진다. 최근에 마를 이런 식으로 구워봤는데 상상 이상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셰프나 채소 마니아가 아니면 떠올리기 쉽지 않은 조리법인데 나 스스로도 마가 선사한 새로운 맛에 놀랐다.

 

최근에 새롭게 관심을 기울이는 조리법이 있다면.

오븐에 굽는 조리법은 간접적인 열로 대량 조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선호하는데 최근에는 직화로 굽는 채소의 맛에 빠져 직화 그릴도 시도해보고 있다. 언젠가는 요즘 유행하는 우드파이어로 화덕에서 굽는 채소 요리를 해보고 싶다.

 

 

 

<시금치 뇨끼, 채소 테린>

 

 

 

<로컬릿>의 시그너처 메뉴는 구운 채소와 백태콩 후무스로 만든 ‘채소 테린’이다. 가니시에서도 계절을 느낄 수 있는데 요즘은 멕시코 미니 오이 쿠카멜론을 곁들인다. 낯선 채소가 선사하는 새로움이 신선하다.

쿠카멜론은 남양주 덕소에서 <로컬릿>을 운영할 때 직접 길러본 채소다. 작은 씨앗 3개를 심었는데 엄청 크게 뻗어나가서 꽤 많은 열매가 맺혀 참 신기했다. 일단 모양이 너무 예쁘고 그냥 먹어도 아삭한 식감과 라임 같은 신맛이 매력적인 채소다. 작년에 알게 된 멕시코 감자라고 불리는 히카마도 매력적이다. 마처럼 생겼는데 식감은 아삭한 배나 부드러운 콜라비와 비슷하고 무엇보다 맛이 아주 좋았다. 또 스위트 파파야는 달콤한 멜론과 같은 단맛과 파파야의 향기를 모두 갖고 있다. 이 모든 채소와 과일이 수입이 아닌 우리나라에서 재배되고 있어 더 소중하다.

 

식재료의 특성이나 쓰임에 대해 농부와 자주 의견을 주고받는데, 농부에게서 얻은 영감이 있다면.

최근에 <채소곶간>의 장준식 농부님이 직접 재배한 여러 가지 품종의 감자를 보내주시며 이름과 특징을 알려주셨는데 정말이지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직원들과 함께 잘라서 단면을 보고, 삶은 후 으깨 보기도 하는 등 관능 평가를 해서 <로컬릿>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농부님과도 공유했다. 농부님 덕분에 감자를 좀 더 깊게 연구할 수 있었다.

 

 

 

<남정석 셰프>

 

 

처음 요리를 시작했을 때 나 역시 파인 다이닝을 동경했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나 쉽게 따라서 만들어볼 수 있는 제철 요리

레시피를 더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

 

 

언젠가 팜투테이블을 실현해보고자 강릉에서 작은 농장을 시작했다고 들었다.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재료를 지속적으로 수급하는 데 어려움을 느낄 때가 있었다. 일단 소소하게 시작을 했는데 직접 농사짓고 농부 입장에서 채소를 바라보면서 채소에 대한 이해도가 조금 더 높아지는 걸 느낀다. 예를 들면 토마토가 가장 맛있을 때 수확해서 사용할 수 있고, 허브꽃을필요할 때 바로 따서 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토마토는 유통과정 때문에 완숙되기 전에 따서 익히는 경우가 많은데, 직접 키우면 가장 맛있을 때 딸 수 있고, 허브꽃도 미리 따서 보관하면 금방 시들어버리는데 바로 따서 사용하면 모양과 향을 좀 더 오래 지속할 수 있다.

 

<로컬릿>의 인스타그램은 시장 다녀온 스토리, 식재료에 대한 정보, 요리과정 영상 등으로 가득하다. 특히 집에서도 따라 해볼 수 있는 제철 채소 레시피도 꾸준히 공유 중이다.

여전히 채식 요리에 대해 알려야 할 부분이 많다고 느끼는가.

처음 요리를 시작했을 때 나 역시 파인 다이닝을 동경했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나 쉽게 따라서 만들어볼 수 있는 제철 요리 레시피를 더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 백종원처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로컬릿>의 채소 요리, 남정석의 채소 요리를 알리고 싶다.

 

10월에는 어떤 재료가 <로컬릿>의 식탁에 오를까.

무화과, 땅콩호박, 돼지감자를 사용하지 않을까 한다. 무화과는 샐러드와 과일 타르트 혹은 케이크로 준비하고, 땅콩호박은 뇨키 소스에 활용하거나 구워서 채소 테린에 곁들이면 좋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돼지감자는 한우 브라사토 또는 채소 테린에 사용할 것 같다.